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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0-17 07:26
몸과 마음
 글쓴이 : 서은성
조회 : 1,021  
바울에게 몸은 “나”를 표현하고 적용시키는 자리다. 바울은 “부활한 몸” 개념에 집중하는데(8:11. 참조. 고전 15:42–44), 이는 자아가 어떤 다른 방식으로는 작용하거나 전해질 수 없음을 암시한다. 만약 그렇다면, 몸은 예수의 부활 생명(새 자아)이 인간의 삶 속에서 가시화되고 활동하는 자리가 된다. 바울이 로마서 12:2에서 말하는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은, (바울이 12:1에서 먼저 언급한) 산 제물로 “너희 몸을 드리는 것”으로 표현되지 않는 한, 어떤 의미 있는 형태로 효력을 일으킬 수 없다
신자가 죽을 자이면서 동시에 살아 있는 자(simul mortuus et vivens)인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육체성 때문이다(참조. 고후 4:10–11). 바울이 여기서 군사 용어(“무기”, 6:13, 19. 참조. 13:14)를 사용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몸은 결정적으로 저항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몸은 이전에는 죄에 적합했으나   p 843  이제는 그리스도에게 다시 적합해진다. 죄는 이전에 몸속에서 아주 강력하게 왕 노릇했고, 아직도 그 지배권으로 신자의 육체적 자아를 사망으로 끌어가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가 이제는 “새 생명”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여, 반직관적인 행위 방식으로 육체 속에 있는 그들의 자아를 몸의 “살리심”(8:11)이나 구속(8:23)으로 이끄는 기적적인 그리스도-생명을 보여주는 곳이 된다. 과거에 사망과 생명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죄의 요새가 되었던 몸에서 이제는 기적적인 반대 세력이 이미 역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독교적 순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몸의 행실을 죽임”으로써(8:13), 즉 범죄의 자리에서 죽이는 자를 죽임으로써(7:24과 함께 8:13을 보라) 의에 대한 순종은 신자가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궤적 위에 있음을 증명하는데, 이 승리의 대단원은 몸의 부활과 우주의 구속이 될 것이다(8:18–39)

바울과 선물: 사도 바울의 은혜 개념 연구, 존 M. G. 바클레이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9), 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