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백성들을 가르치시는 중이었다. 갑자기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한 여자를 끌고 왔다. 음행 중에 잡힌 여인이라고 하면서, 율법에 돌로치라고 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율법에 쓰인 것을 알면서 자신들이 시행하지 않고 예수님께로 끌고 왔다. 율법에는 남녀를 다 처형하도록 되어 있는데(신22:22) 여자만 데리고 왔다. 율법을 들먹이지만 율법을 준수함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는 정의의 외침들이 많다. 책망해야 할 일들이 많다. 여인의 입장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에 대한 즉결심판을 요구하는 무리들, 특히 군중심리에 휩싸여 피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죄악된 욕망을 읽으신다. 정치인들이라면 예수대신 바라바를 외치는 소리에 내몰려 정의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악과 타협할 것이 분명하다. 군중들의 욕망을 채워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화뇌동하지 않으신다.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8:7) 말씀하신다.
사람들은 다 물러갔다. 하지만 오늘날 같으면 사람들이 물러서지 않고 돌을 던질 것이다. 죄 없는 척 하면서 돌을 던지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은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요8:11)하신다. 예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긍휼이다.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죄를 용서해 주신다. 그러나 죄의 허용이 아니다. 욕망의 덫에 걸려 넘어진 여인에게 다시는 음행의 죄를 범하지 말고 사죄의 은혜 가운데 살아가라는 것이다.
정죄하기는 쉽다. 그러나 한번 뿐인 인생이다. 주님은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시고,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며 사랑과 자비를 베푸신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다. 사랑과 용서로 살아가는 삶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