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2. 하나님이 절대 바뀔 수 없는 작정에 따라 인간의 날 수를 정확히 정하셨다면, 우리가 건강을 지키고 장수하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과 방편은 사실 부질없는 짓입니다. 하나님의 작정을 무너뜨릴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결국 하나님이 정한 날 수만큼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배가 고파도 먹을 필요가 없고, 아파도 의사를 찾거나 약을 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답변. 이런 반론에 대해 저는 목적을 정하신 하나님이 그 목적에 이르는 합당한 방편들 역시 정하셨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가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지 이미 하나님이 정하셨다 해도, 하나님은 방편을 통해 뜻하신 것을 이루실 뿐 아니라, 그런 방편들을 사용할 것을 우리에게도 명령하셨기 때문에, 우리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합당한 방편을 사용하고, 하나님의 지혜로우신 판단을 의지해 그 방편들을 바르게 사용함으로 하나님께 수종을 드는 것 역시 여전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바울이 위험한 뱃길을 따라 로마로 갈 때, 하나님이 바울과 함께 배에 탄 모든 사람을 바울에게 붙이실 것이라고 하나님의 천사가 바울을 확신시켰습니다. 하나님의 확신을 가지고 바울은 그들에게 아무도 생명에 지장이 없을 거라 그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럼에도, 게 중에 배를 버리고 달아나려 하는 이들이 생기자 바울은 백부장에게 “이 사람들이 배에 있지 아니하면 너희가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고 했습니다 (행 27:31). 그리고 그들에게 오랫동안 먹지 못한 고기를 건강을 위해 좀 먹어 둘 것을 권했습니다. 죽을병에서 회복되고, 그의 날 수에 15년을 더할 거라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해가 뒤로 물러가는 기적적인 표증과 함께 받았다고 해서 히스기야가 은혜로 주신 방편들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지자가 처방해 준 대로 마른 무화과를 상처에 대고, 계속해서 일상적인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작정에 대해 이런 식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순전한 무지의 소치요 무모한 짓입니다. 하나님은 불변하는 경륜과 뜻을 따라 모든 일을 그 시간까지도 정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내가 얼마나 살지 정하셨다면, 안 먹고 안 마셔도 죽지는 않겠다고 힐문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토머스 보스턴,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해설, ed. 신상균, trans. 장호준, vol. 1, 청교도 대작 시리즈 (부흥과개혁사, 2018), 233–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