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사울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는 중이었다. 도망자는 흔적이나 자취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블레셋 사람들이 그일라를 공격하여 탈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윗은 하나님께 물었다. 동족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과 도망자로서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계산 속에서 고민한 것이다. 하나님은 블레셋을 치고 그일라를 구원하라고 답하셨다. 그러나 다윗과 함께 한 사람들은 반대했다. [우리가 유다에 있기도 두렵거든 하물며 그일라에 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치는 일이리이까](삼상23:3) 이것이 상식이다.

다윗은 마음이 급했다. 그러나 함께 하는 이들의 생각을 가볍게 무시할 수도 없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심이 절대 진리이고 절대 선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번 더 하나님께 여쭈었다. 하나님은 동일하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답이 바뀔 수 없다.

블레셋 사람들과 싸워 크게 쳐서 죽였다.

그러나 우려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말았다. 도망자 다윗의 흔적이 노출되고 만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위험을 무릅쓰고 구출한 그일라 사람들에 의해서!

그일라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자신들을 구해준 다윗을 사울에게 넘겨주려고 하였다.

그일라 사람들이 행한 일들이 꼭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 세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다.

다윗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다윗과 함께 한 이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이면서 분개했을 것이다.

사울은 노출된 다윗을 다시 추격하기 시작했다. 다윗은 또 다른 장소로 옮겨가야 했다.

하나님의 뜻보다 사람의 생각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고 옳은 것처럼 보이는 현실이었다. 그일라 사람들은 구해줄 가치가 없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사울이 다윗을 추격하는 것을 중단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다윗에게 일격을 당한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는 소식이었다. 사울은 다윗 추격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유다에 있기도 두렵거든 어떻게 은신소재지를 노출하는 일을 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주님은 노출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고 하신다. 자기의 안전보다 어려운 이웃의 생명을 위하는 삶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