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깊은 침체 “위기 넘어 붕괴” … 인식 대전환 없인 사역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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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학교 전문가들은 주일학교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린이가 신앙의 주체가 되는 교육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주일학교 예배에서 어린이들이 협동학습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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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어린이 예배가 사라지고 있다. 교회의 50% 이상이 어린이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
교회교육선교회 회장 김성환 목사의 주장이다. 김 목사가 소속한 예장대신 교단의 한 노회에 어린이 예배가 없는 교회가 절반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노회 산하에 100여 교회가 있지만 그 중 50%가 어린이 예배가 없다. 특히 중소형 교회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 교회 위기론은 200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일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 즉 주일학교는 위기가 아니라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 교회학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총회의 주일학교 교세는 어떨까? 1만 1156교회, 교역자 2만 7633명, 평신도 289만 6967명을 자랑하고 있지만 총회 어느 곳을 살펴보아도 주일학교 통계는 없다. 주일학교는 교세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환국 교회의 어린이 사역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은 예장통합 정도. 예장통합 통계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1998년 유치부 어린이들이 약 11만명에 달했지만 2000년 8만 2500명, 2001년 7만 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4년 만에 자그마치 3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주일학교 감소 원인은
한국 교회 주일학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장년 수와 비슷한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1990년대 접어들면서 정체기를 맞았고 2000년대 들어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어린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에 대해 목회자들은 대부분 ‘출산율 감소’를 지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도별 출산율을 살펴보면, 1985년 1.66명, 1990년 1.56명, 1995년 1.63명, 2000년 1.47명 등 주일학교 감소와는 다르게 완만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출산율 감소로 합리화하는 것은 바르지 못하다.
주일학교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으로 교회의 무관심을 지적한다. 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 권진하 목사는 “담임 교역자들이 장년 전도와 목회에 치중한 나머지 어린이 사역을 등안시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신학교 교육과 교회 사역의 구조적 모순도 지적되고 있다. 신학교에서는 커리큘럼을 다양화해 어린이 사역 전문가를 양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교회에서 파트타임 교육 전도사로 사역한다. 즉 교육과 사역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교회 내 편중된 재정의 역학구조도 문제다. 교회 재정의 대부분은 장년사역과 해외선교에 집중되어 있다. 그나마 할당되어 있는 주일학교 재정 중 대부분은 사역자의 급여로 들어간다.
어린이 “설교·성경공부 싫어”
주일학교, 특히 어린이들이 교회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예장통합이 주일학교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 등 11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어린이 중 30.7%가 ‘말씀 듣는 설교 시간이 가장 싫다’고 답했다. 이어 25.9%가 ‘성경공부 시간이 싫다’고 말해 전체의 절반 이상이 설교나 성경공부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학교의 핵심인 예배와 성경공부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설교와 성경공부에 대한 거부감은 주일예배 전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응답자의 52%가 예배참여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교회학교에 갈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린이의 26%는 ‘주일예배에 오는 것이 기다려지지 않거나 아무 느낌도 없다’고 답했다. ‘그저 그렇다’는 21.4%를 차지했으며, ‘별로 즐겁지 않다’ 1.9%, ‘많이 즐겁지 않다’ 2.7%였다.
어린이 사역 대안은
교회를 떠나는 어린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우선 담임 목회자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다. 리더가 추구하는 목회철학에 따라 교회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총회와 신학교 교육도 변화가 필요하다.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총회는 정책을 개발하고 주일학교 전문 사역자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아이들이 지루해 한다고 해서 설교와 성경공부를 이벤트 형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세속적인 요소가 주일학교를 침체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응답이(67.7%) 압도적이었다. 따라서 재미나 프로그램 중심이 아니라 어린이가 신앙의 주체가 되는 교육 정책의 전환이 요청된다.
조사를 실시한 양금희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는 “주일학교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들에게는 교사 영성훈련을, 학부모들에게는 부모교실이나 부부세미나 등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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